배는 오르고 사과는 내렸다 — 올 추석, 뭘 언제 사야 할까
2026년 추석은 9월 25일 금요일입니다. 한 달 조금 넘게 남았네요.
올여름 40도에 육박하는 폭염이 이어지면서 "장바구니 물가 비상"이라는 기사가 쏟아졌습니다. 그런데 실제 가격을 품목별로 뜯어보면 오른 것과 내린 것이 확연히 갈립니다.
납품 현장에서 매일 시세를 보는 입장에서, 지금 상황을 정리해 드립니다.
이 글은 자연과순수(백화점 벤더)가 작성한 정보 글입니다.
1. 지금 오른 것 vs 내린 것
📈 오른 것 — 배
추석 차례상의 핵심인데, 하필 이게 올랐습니다.
8월 12일 기준 배(신고 상품) 10개 소매가격은 4만 3,297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 3만 5,903원보다 20.6% 높습니다.
배는 폭염에 특히 약합니다. 강한 햇볕에 열매가 타는 일소 피해가 생기면 상품성이 뚝 떨어지거든요.

📉 내린 것 — 사과
반대로 사과는 작년보다 쌉니다.
후지 상품 10개 소매가격은 2만 5,513원으로 한 달 전보다 1.5% 올랐지만, 지난해 같은 기간 3만 4,127원보다 18.8% 낮고 평년 가격 3만 1,408원과 비교해도 18.8% 저렴합니다.
공급도 넉넉합니다.
농업관측센터에 따르면 8월 사과 출하량은 3만 3,000톤으로 전년보다 19.3% 증가할 전망입니다.

➡️ 안정적인 것 — 계란, 배추, 무
계란은 30구 기준 전국 평균 소비자가격이 8월 11일 7,349원으로, 이달 1일 7,360원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폭염으로 산란율이 떨어질 거란 우려가 있었는데 아직 가격에는 반영되지 않았습니다.
배추와 무는 오히려 평년보다 저렴합니다.
8월 상순 배추 도매가격은 포기당 3,437원으로 평년보다 32% 낮고, 소매가격도 포기당 4,226원으로 평년보다 26% 낮은 수준입니다.
7~8월 고랭지 지역의 강우와 기온이 적절해 작황이 양호했던 영향입니다.

🔥 많이 오른 것 — 잎채소
체감 물가를 끌어올린 주범입니다.
시금치 소매가격은 8월 7일 기준 100g당 1,978원으로 전월 대비 152.3% 폭등했습니다.
한 달 만에 2.5배가 된 셈입니다.
다다기오이는 10개당 8,313원으로 54.8%, 애호박 46.6%, 청상추 41.7% 올랐습니다.
잎이 얇은 채소는 고온에 노출되면 생육이 부진해지고 낙화가 생겨 출하량이 급감하기 때문입니다.

2. 통계와 체감이 다른 이유 🤔
여기서 짚고 갈 게 있습니다.
정부 발표를 보면
"주요 채소류의 올해 생산량이 늘어 도·소매가가 평년 대비로는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합니다.
실제로 8월 상순 시금치 소매가격(100g당 1,843원)은 평년 동기보다 14% 낮고, 상추는 25%, 배추는 26%, 무는 32% 각각 낮은 수준입니다.
그런데 시장에 나가보면 체감이 완전히 다릅니다.
한 상인은 "원래 시금치를 팔았지만 가격이 너무 올라 찾는 손님이 없어 지금은 팔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왜 이런 차이가 날까요.
비교 기준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 평년 대비 | 최근 5년 평균과 비교 | 낮다 |
| 전월 대비 | 한 달 전과 비교 | 폭등했다 |
정부는 평년과 비교하고, 소비자는 지난달 장 봤을 때와 비교합니다. 둘 다 사실이지만 느낌은 정반대죠.
지난해 채소값이 워낙 높았던 탓에 평년 평균 자체가 올라가 있는 것도 이유입니다. 통계상 "평년보다 싸다"가 "체감상 싸다"를 보장하지 못하는 겁니다.
3. 그래서 언제 사야 할까 📅
품목별로 타이밍이 다릅니다.
사과 — 서두르지 않아도 됩니다
출하량이 늘고 가격도 안정적입니다.
추석 2주 전(9월 10일 전후) 에 사셔도 무리 없습니다.
오히려 명절 직전이 아니라면 큰 폭의 상승은 없을 가능성이 높아요.
배 — 예약 판매를 노려보세요
이미 20% 이상 올랐고, 추석이 다가올수록 더 오를 가능성이 있습니다.
사전예약이 답입니다.
백화점·대형마트 추석 선물세트 사전예약은 보통 8월 말~9월 초에 시작되는데,
이때 가격이 고정됩니다.
명절 직전 시세보다 유리한 경우가 많아요.
잎채소 — 9월 말까지 기다리세요
지금이 최악의 시기입니다.
농식품부는 기온이 낮아지면 출하량이 증가해 9월 말이면 가격이 안정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당장 필요하시면 대체 품목을 쓰세요.
- 시금치 → 얼갈이배추, 근대, 부추
- 청상추 → 양배추, 깻잎(깻잎도 올랐지만 상대적으로 낫습니다)
- 애호박 → 가지, 단호박
계란·배추·무 — 지금 사셔도 됩니다
가격이 안정적이고, 배추·무는 추석까지 2만 1,000톤을 비축해 공급을 안정시킬 계획이라 급등 가능성이 낮습니다.
4. 정부 할인 행사, 놓치지 마세요 💰
정부는 지난달부터 시행 중인 역대 최대 규모의 농축수산물 할인 행사를 이달까지 연장했습니다.
라면·빙과류 등 3,838개 품목도 최대 57% 할인 중입니다.
수산물 가격이 오를 경우 갈치와 오징어까지 정부가 직접 수매해 할인 공급할 방침이고,
추석 성수품 가격 안정 방안을 담은 '추석 민생안정대책'은 9월에 발표될 예정입니다.
할인 확인하는 법
발표만 보고 마트에 갔다가 "우리는 해당 없다"는 말을 듣는 경우가 있습니다.
행사 참여 매장이 정해져 있기 때문이에요.
확인 순서는 이렇습니다.
- 농식품부·aT 공지 — 어떤 품목이 언제까지 할인되는지
- 참여 매장 목록 — 내가 가는 곳이 포함됐는지
- 매장 전단이나 앱 — 실제 적용 여부
- 온누리상품권 환급 행사 — 전통시장은 별도 혜택이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 대형마트 자체 할인과 정부 지원 할인이 중복 적용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계산 전에 물어보세요.
5. 앞으로의 변수 ⚠️
지금 흐름이 추석까지 이어질지는 날씨에 달렸습니다.
- 폭염이 더 길어지면 — 과일 일소 피해 확대, 채소 출하 지연
- 집중호우가 오면 — 수확기 작물 침수 피해
- 태풍이 오면 — 사과·배 낙과 피해. 이게 가장 큰 변수입니다
정부는 하반기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3% 이내로 관리한다는 목표를 세웠고, 추석 전 성수품 가격 안정이 핵심 변수로 꼽히고 있습니다.
9월 초 태풍 소식이 있는지 한 번씩 확인해 보세요. 태풍이 지나가면 과일 가격이 며칠 만에 크게 움직입니다.
정리하면
| 사과 | 작년 대비 18.8% ↓ | 추석 2주 전 여유 있게 |
| 배 | 작년 대비 20.6% ↑ | 사전예약 활용 |
| 계란 | 안정 | 지금 사도 무방 |
| 배추·무 | 평년 대비 26~32% ↓ | 지금 사도 무방 |
| 잎채소 | 전월 대비 최대 152% ↑ | 9월 말까지 대기 |
마무리
물가 기사는 늘 "비상"이라는 단어로 시작하지만, 실제로는 오른 것과 내린 것이 섞여 있습니다.
올 추석은 사과는 편하게, 배는 미리, 채소는 조금 기다렸다가 — 이 정도로 잡으시면 됩니다.
9월에 발표될 민생안정대책도 챙겨보세요. 성수품 할인 규모가 나오면 그 시점에 맞춰 사는 게 가장 유리합니다.
본 글의 가격은 aT 농산물유통정보(KAMIS) 기준이며, 시점과 지역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